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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 이상 4명 중 1명 '근감소증'... 손힘 약해졌다면 근감소증 신호일 수 있다
질병관리청(이하 질병청)은 8월 11일 우리나라 노인의 근감소증 현황과 악력 저하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분석은 노쇠를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관리하는 한편 일상에서 부모님의 건강 상태를 보다 쉽게 살펴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수행됐다.
근감소증(sarcopenia)은 근육량과 근력이 줄어들거나 근육 기능 등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노화에 따른 근골격계 퇴행, 활동량 감소, 영양 상태 불균형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걸음걸이 속도가 1초에 1m를 걷지 못할 정도로 떨어져 있거나 손의 악력이 남자는 28㎏, 여자는 18㎏ 미만으로 측정되면 근감소증으로 본다.
80세 이상 4명 중 1명 '근감소증'... 악력 저하군 85%가 동반
질병청 분석 결과, 80세 이상 노인 4명 중 1명(26.9%)이 근감소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5~69세 노인 근감소증 유병률은 4.4%였다. 70~74세의 경우, 7.5%, 75~79세는 유병률이 9.4%였다. 연령이 올라갈수록 근감소증 유병률은 높아졌으며, 악력 저하군의 85%는 근감소증을 동반하고 있었다. 악력 저하율 역시 연령이 올라갈수록 뚜렷하게 나타났다. 질병청에 따르면, 손아귀 힘인 악력은 근감소증을 비롯한 다양한 노쇠 위험 요인의 지표가 될 수 있다.
특히 60대에서는 근감소증 유병률이 여성에게서 높고, 70대 이후부터는 남성 유병률이 유독 높다. 강성훈 신경과 교수(고려대 구로병원)는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근육량이 적고, 특히 폐경 이후에는 에스트로겐 호르몬이 급감해 근감소증에 취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악력 약한 노인, 우울장애 유병률 7배↑...저작 기능도 취약
악력이 떨어진 노인은 신체기능뿐 아니라 정신건강과 일상생활에서도 불편함을 겪었다. 65~74세 '전기 고령층'에서는 악력 저하군의 우울장애 유병률이 14.3%로, 정상군(2.0%)보다 7배 이상 높았다. 악력 저하군은 음식을 씹는 능력인 저작 기능에서도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강성훈 교수는 "인과성을 입증한 연구는 아니다"며 "악력이 떨어지면 무조건 우울증이 생긴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체 기능이 떨어지면 활동량이 줄어들어 근육이 줄고 무력감이 커질 수 있다. 강 교수는 "노쇠로 신체 기능이 떨어지면 장기적으로 치매 발병 위험이나 인지 저하 기능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평소 우울함을 자주 느끼는 사람의 경우, 신체 활동량이 적어지면 우울감은 훨씬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서히 진행되는 '노쇠'...전 단계에서 발견·관리해야
실제 노쇠에 이르면 신체 기능이 자연스레 떨어져 우울 증상이 발현될 수 있다. 노쇠는 신체적·생리적·인지적 기능이 떨어지면서 감염이나 수술 등 외부 스트레스에 대한 회복력이 떨어지는 상태를 의미한다. 나이가 들면서 의도치 않게 체중이 감소하거나, 피로감이 커지고 신체 활동량이 감소하며, 이는 보행 속도 저하와 근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노쇠는 건강한 상태에서 갑자기 심각한 상태로 진행되기보다 서서히 악화되는 경우가 많아 전 단계에서 발견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걷지 못하는 순간 건강 악화 시작"...잘 먹고 하체 근력 키워야
악력 저하는 근감소증을 비롯한 다양한 노쇠 위험 요인이 함께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인 만큼 평소 관심을 갖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강성훈 교수는 "대다수 어르신들의 경우, 식욕 저하로 음식을 안 드시는 게 가장 큰 문제"며 "입맛이 없더라도 좋아하는 음식을 챙겨 먹는 게 좋다"고 말했다.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강성훈 교수는 "사람이 걷지 못하는 순간 모든 병의 시작이 될 수 있다"며 "신체 부분에 있어 하지 쪽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집에서 의자를 잡고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거나 까치발을 들었다 내리는 간단한 동작만으로 하지 근력을 키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