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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약 먹었더니 빠진 머리가 자란다?"... 원형 탈모 환자 머리카락 다시 났다
관절염 치료에 사용돼 온 약물이 심한 원형탈모 환자의 모발 재성장에 효과가 있다는 임상 시험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의 협력 병원인 브리검 앤 위민스 병원(brigham and women's hospital, bwh) 연구팀은 10대 청소년과 성인 중증 원형 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 성분인 '우파다시티닙(upadacitinib)'을 투여한 결과, 환자 절반 이상의 머리카락이 대부분 회복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임상 결과는 기존 치료법으로는 머리카락을 되찾기 어려웠던 중증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열렸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원형 탈모는 우리 몸을 지켜야 할 면역세포가 마치 적군을 오인 사격하듯 머리카락 뿌리를 공격해 발생하는 자가면역 질환이다. 이번에 사용된 약물은 면역 신호 전달을 조절하는 jak-stat 경로를 차단해 모낭을 공격하는 염증을 가라앉히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약물이 머리카락뿐만 아니라 눈을 보호하는 눈썹과 속눈썹까지 함께 다시 자라나, 먼지나 세균 침투로 인한 안구 질환 위험을 줄이는 데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아라시 모스타기미(arash mostaghimi) 교수 연구팀은 전 세계 12세 이상 64세 이하 중증 원형 탈모 환자 1,399명을 대상으로 두 차례의 3상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연구 시작 당시 두피 머리카락의 평균 84%가 빠져 있었으며, 절반 가까이는 머리카락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였다. 연구팀은 환자들을 무작위 배정해 이들을 하루 한 번 우파다시티닙 15mg, 30mg 또는 위약(가짜 약)을 복용하는 세 그룹으로 나눠 24주 동안 비교했다. 우파다시티닙은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jak1이라는 단백질의 작용을 억제하는 먹는 약이다.
그 결과, 약물을 24주 동안 꾸준히 복용한 환자들에게서 뚜렷한 모발 재생 효과가 나타났다. 약 30mg을 복용한 환자 중 약 55%가 머리카락의 80% 이상을 회복하며 두피를 다시 덮는 데 성공했다. 10명 중 5명 이상이 가발을 벗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을 만큼 머리카락을 되찾은 셈이다. 반면 가짜 약을 먹은 집단에서 모발을 회복한 비율은 1.5~3.4%에 불과했다. 특히 고용량 복용 환자 중 22.5%는 머리카락이 100% 모두 자라났다.
연구팀은 약효가 비교적 빠르게 나타났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두피 모발 손실이 20% 이하로 줄어드는 기준은 일부 환자에서 치료 8주째부터 위약군과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는 중증 원형탈모에서 단순히 일부 모발이 자라는 것뿐 아니라, 실제 생활에서 눈에 띄는 수준의 모발 회복을 목표로 치료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24주에 걸쳐 확보된 결과이므로 효과가 장기간 유지되는지, 치료를 중단했을 때 모발이 다시 빠지는지 등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 책임자인 모스타기미 교수는 "중증 원형 탈모는 단순히 외모 문제를 넘어 환자의 삶의 질과 정신 건강을 심각하게 무너뜨리는 질환"이라며 "이번 연구는 면역 신호를 정밀하게 조절하는 먹는 약이 청소년과 성인 모두에게 높은 모발 회복 효과와 안전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upadacitinib for severe alopecia areata in adults and adolescents: two phase 3 up-aa randomized clinical trials: 성인 및 청소년 중증 원형탈모증에 대한 우파다시티닙의 효과: 2건의 3상 up-aa 무작위 임상시험)는 2026년 8월 미국의사협회 피부과학저널 '자마 더마톨로지(jama dermatology)'에 게재됐다.